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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잡힌 교회관 (2) (고전 14:26, 40)

egeiro 2025. 5. 22. 11:10

 

1. 설교 서두: 균형잡힌 교회관을 다시 생각하다

“균형잡힌 교회관” 두 번째 시간입니다. 고린도전서 14장 26절과 40절 말씀을 함께 읽었습니다.

“그런즉 형제들아 어찌할꼬 너희가 모일 때에 각각 찬송시도 있으며 가르치는 말씀도 있으며 계시도 있으며 방언도 있으며 통역함도 있나니 모든 것을 덕을 세우기 위하여 하라”
“모든 것을 적당하게 하고 질서대로 하라” (고린도전서 14:26, 40)

이번 설교는 앞서 나누었던 고전 3장 16–17절 말씀의 연장입니다.

“너희는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계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누구든지 하나님의 성전을 더럽히면 하나님이 그 사람을 멸하시리라. 하나님의 성전은 거룩하니 너희도 그러하니라” (고린도전서 3:16–17)

이전 설교에서는 '우리가 곧 교회다'라는 관점을 다루며, 보이지 않는 무형 교회의 개념을 살폈습니다. 오늘은 이 무형의 교회가 어떻게 유형의 교회, 즉 실제 모임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펴봅니다.


2. 에클레시아: 불러냄과 모임의 공동체

'에클레시아'는 헬라어로 ‘불러냄을 받은 무리’입니다.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에서 회의를 위해 시민들 가운데 일부를 선출해 모이게 하던 제도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이 단어는 단지 무형의 교회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유형의 교회에도 동일하게 사용됩니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부름받은 사람들이며, 따라서 모임 자체가 중요합니다. 하나님께 부름받은 자들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모여야 할 존재입니다.


3. 무형과 유형 교회의 긴밀한 관계

무형 교회에 속한 사람은 반드시 유형 교회에 참여해야 하며, 두 교회는 서로를 보완합니다. 무형 교회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유형 교회를 소중히 여깁니다. 반대로 유형 교회에 소홀하면 무형 교회 안에서의 거룩한 삶도 어렵게 됩니다.

설교자는 자신의 다리 부상 경험을 예로 들며 균형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신앙생활도 한쪽만 강조하면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게 됩니다.


4. 공적 예배의 요소들

고린도전서 14장 26절에는 공적 예배의 다양한 요소들이 등장합니다. 찬송시, 가르침, 계시, 방언, 통역 등입니다. 각 요소는 그 자체로 중요하며, 모두 “덕을 세우기 위해” 사용되어야 합니다.

덕을 세운다는 것은 단지 착한 일을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헬라어 ‘오이코도메’(οἰκοδομή)는 ‘집을 세운다’는 뜻으로, 영적 공동체를 세우는 것을 의미합니다.


5. 덕을 세우는 자, 청지기의 사명

덕을 세우는 자는 단순한 헌신자가 아니라 공동체를 세우는 ‘청지기’입니다. 청지기(오이코노모스, οἰκονόμος)는 집(oikos)을 관리하고 질서(nomos)를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고린도전서 4:1)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각양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 같이 서로 봉사하라” (베드로전서 4:10)

모든 성도는 공적 예배에서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자들입니다.


6. 공적 예배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 품위 있게 드리는 예배

고린도전서 14장 40절은 “모든 것을 적당하게 하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적당하게'는 단지 대충 한다는 뜻이 아니라, ‘품위 있게, 예의 바르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드리는 예배는 삶 전체의 품위를 요구합니다.


7. 공예배의 질서: 카타 택신 (κατὰ τάξιν)

“질서대로 하라”는 말씀은 헬라어로 ‘카타 택신’, 즉 ‘조직과 규칙을 따라’라는 의미입니다. 고린도교회가 공적 예배에서 질서를 어겼던 문제를 지적하는 본문입니다.

예배에는 구조와 순서가 필요하며, 이는 공동체 전체가 은혜를 누리는 통로가 됩니다. 초대교회는 예배 안에 찬송, 말씀 낭독, 가르침, 기도, 애찬, 헌금, 파송 등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었음을 고대 문헌(디다케, 저스틴의 기록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8. 참된 교회의 표징

교회의 본질은 예배와 함께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충족해야 합니다:

  1. 말씀 선포
  2. 성례 집행(침례와 성찬)
  3. 교회 치리와 권증
  4. 공적 예배
  5. 성도의 교제와 선교·봉사

이 다섯 가지는 교회가 참된 교회임을 분별하는 표지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결여되면 교회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9. 공예배의 두 요소: 내려오는 은혜와 올라가는 응답

예배에는 반드시 두 가지 방향성이 있어야 합니다.

  • 내려오는 요소: 하나님의 은혜와 임재 (말씀, 성경 봉독, 축도 등)
  • 올라가는 요소: 인간의 응답 (찬양, 기도, 헌금, 고백, 결단 등)

이 구조는 예배의 본질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온전하게 회복시키는 중요한 흐름입니다.


10. 초대교회 예배의 본보기

초대교회의 예배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고 기록됩니다.

  1. 모임과 인사 (샬롬)
  2. 찬송과 감사
  3. 성경 읽기
  4. 설교 및 가르침
  5. 공동 기도
  6. 성찬(애찬)
  7. 헌금과 나눔
  8. 파송

이러한 순서들은 초대교회 문헌(디다케 9장, 14장, 저스틴의 「변증서」)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지금 우리가 드리는 예배 순서에도 근간이 됩니다.


11. 결론: 균형잡힌 교회를 향하여

이 설교의 핵심은 무형 교회와 유형 교회의 균형입니다. 공적 예배에 충실하며, 공동체를 세워가는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 균형잡힌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초대교회의 전통을 배우고 오늘의 예배를 품위 있게, 질서 있게, 덕을 세우기 위한 방향으로 세워 나가야 함을 강조합니다.

“모든 것을 적당하게 하고 질서대로 하라” (고린도전서 1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