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1장 19-20절 원어 분석과 신학적 이해
본문 (사도행전 11:19-20):
"그 때에 스데반의 일로 일어난 환난으로 말미암아 흩어진 자들이 베니게와 구브로와 안디옥까지 이르러 유대인에게만 말씀을 전하고, 그 중에 구브로와 구레네 몇 사람이 안디옥에 이르러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주 예수를 전파하니라."
1. 원어 분석
(1) "유대인들에게만 전하는데"
- 헬라어: μόνον Ἰουδαίοις εὐαγγελιζόμενοι
- μόνον (monon): "오직, 단지"라는 뜻으로 유대인들만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했음을 강조합니다.
- Ἰουδαίοις (Ioudaiois): "유대인들에게"라는 복수 여격 형태입니다. 이는 흩어진 제자들이 여전히 전통적인 유대적 경계를 유지하며, 유대인 공동체 안에서만 활동했음을 나타냅니다.
- εὐαγγελιζόμενοι (euangelizomenoi): "복음을 전하다"라는 의미로, 복음을 특정 대상(유대인)에게 선포하는 행위를 묘사합니다.
(2) "헬라인에게도 말하여"
- 헬라어: ἐλάλουν καὶ πρὸς τοὺς Ἕλληνας
- ἐλάλουν (elaloun): "말하다"라는 동사의 불완료형으로, 지속적으로 혹은 반복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 πρὸς τοὺς Ἕλληνας (pros tous Hellēnas): "헬라인들에게"라는 복수 목적격 형태로, 그 대상이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임을 명시합니다.
- 여기서 "헬라인(Ἕλληνες)"은 단순히 헬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언어적/문화적 정체성)을 의미할 수도 있으나, 문맥상 이방인(비유대인)을 의미합니다.
2. 원어의 차이
- 대상 차이:
- "유대인들에게만"에서는 복음의 대상이 유대인으로 한정되었습니다. 이는 초기 교회의 선교가 유대교적 전통과 정체성을 크게 유지했음을 보여줍니다.
- "헬라인에게도"에서는 복음이 유대인의 경계를 넘어 이방인에게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줍니다.
- 동사의 차이:
- 유대인에게는 εὐαγγελιζόμενοι(복음을 전하다)가 사용되었고, 헬라인에게는 ἐλάλουν(말하다)이 사용되었습니다.
- 이는 초기 단계에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이 유대인들에게 전파할 때와는 다소 다른 접근을 취했음을 시사합니다. 즉, 헬라인과의 대화는 문화적, 언어적 차이를 고려한 설명적이고 설득적인 대화의 형식을 띠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유대인에게는 εὐαγγελιζόμενοι(복음을 전하다)가 사용되었고, 헬라인에게는 ἐλάλουν(말하다)이 사용되었습니다.
3. 신학적 이해
(1) 복음의 보편성으로의 확장
- 초기에 복음은 유대인들에게만 전파되었지만(행 1:8에서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에 해당), 행 11:20은 복음이 "땅 끝까지" 전파되는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보편성을 보여줍니다. 이는 선교의 경계가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2) 문화적, 언어적 장벽의 극복
- 유대인들과 헬라인은 문화와 언어, 종교적 배경이 크게 달랐습니다. "유대인들에게만"과 "헬라인에게도"는 이러한 장벽을 극복하고 복음이 다양한 문화권에 맞게 조정되며 전파된 과정을 보여줍니다.
- 이는 바울의 사역 방식(고전 9:20-22,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됨")과도 연결됩니다.
(3) 하나님의 섭리와 교회의 역할
- 스데반의 순교와 그로 인한 흩어짐(행 8:1, 11:19)은 복음 확장의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초기 교회가 스스로 이방 선교에 나선 것이 아니라, 핍박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계획이 이루어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 교회는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을 통해 이방 선교의 사명을 인식하고 수행하게 됩니다.
(4) 예수 그리스도의 보편적 주권
- "주 예수"(κυρίον Ἰησοῦν)는 유대인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에게도 동일한 구원의 주체로 선포됩니다. 이는 유대 중심적 구원관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모든 민족의 주님으로 고백하는 신학적 기초를 제공합니다.
4. 결론
사도행전 11장 19-20절은 복음이 유대인의 경계를 넘어 헬라인(이방인)에게로 확장되는 선교적 전환점을 기록한 중요한 본문입니다. 원어의 차이는 복음의 초기 한계와 확장을 명확히 보여주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특정 민족을 넘어 모든 민족을 포함하는 보편적 구원임을 강조합니다. 이는 현대 교회가 문화적, 언어적 경계를 초월하여 복음을 전해야 할 사명을 상기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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