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마가복음에서 사용된 헬라어 단어 ‘ἐγείρω’(egeirō)는 ‘일으키다’, ‘깨우다’, ‘부활시키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예수님의 기적과 부활 사건을 설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마가는 이 단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예수님의 사역과 부활의 신학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구속과 구원의 의미를 강화하고 있다. 이 논문은 마가복음에서 'ἐγείρω'가 사용된 구절들을 분석하고, 마가가 이 단어를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식탁교제와 어떻게 연결했는지 살펴본다. 또한, 바울 서신에서 'ἐγείρω'의 신학적 사용을 분석하여 마가복음과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2. 마가복음에서 ‘ἐγείρω’의 사용과 구절 분석
마가복음에서 'ἐγείρω'는 총 10번 사용되며, 각각의 구절에서 중요한 신학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마가는 예수님의 사역과 그의 죽음 및 부활을 강조하며, 새로운 생명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1 마가복음 1:31
"예수께서 나아가사 그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ἐγείρω), 열병이 떠나고 여자가 그들에게 수종드니라."
이 구절에서 'ἐγείρω'는 병자를 육체적으로 일으키는 행위로 사용된다. 예수께서 시몬의 장모를 치유하신 후 그녀는 즉시 봉사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육체적 회복 이상의 의미로, 치유된 자가 다시금 공동체에 참여하고 봉사할 수 있게 되었음을 나타낸다.
2.2 마가복음 2:11
"내가 네게 이르노니 일어나(ἐγείρω) 네 상을 가지고 걸어가라 하시니."
중풍병자를 고치신 사건에서 'ἐγείρω'는 육체적 회복을 상징하며, 병자가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예수님의 치유가 단순한 기적을 넘어 새로운 삶으로의 회복과 사회적 복귀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3 마가복음 5:41
"그 아이의 손을 잡고 이르시되 달리다굼 하시니 번역하면 곧 소녀야 내가 네게 말하노니 일어나라(ἐγείρω) 하심이라."
야이로의 딸을 죽음에서 살리시는 장면에서 'ἐγείρω'는 부활의 전조를 나타낸다. 이는 예수님이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주시는 분이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이후 소녀에게 음식을 주라는 예수님의 명령은 치유와 생명의 회복이 공동체의 식탁교제와 연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2.4 마가복음 9:27
"예수께서 그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ἐγείρω) 이에 그가 일어서니라."
예수님이 귀신 들린 아이를 고치신 후, 그 아이를 '일으키시는' 장면에서 'ἐγείρω'는 육체적 회복과 영적 해방을 동시에 의미한다. 이는 회복된 자가 다시 공동체 안에서 회복되고, 교제의 관계로 돌아가게 됨을 상징한다.
2.5 마가복음 12:26
"죽은 자가 살아난다(ἐγείρω)는 것을 말할진대…"
여기에서 예수님은 부활에 대한 가르침을 주시며, 하나님이 죽은 자를 일으키시는 분임을 강조한다. ‘ἐγείρω’는 단순히 죽음에서 육체적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신 능력과 그의 구속 계획에 속한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한다.
2.6 마가복음 14:28
"그러나 내가 살아난 후(ἐγείρω) 너희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리라."
예수님은 자신의 부활을 예고하시며, 그가 다시 살아날 것임을 제자들에게 약속하신다. 이 구절에서 'ἐγείρω'는 예수님의 부활이 단순한 기적이 아닌, 제자들과의 새로운 만남과 사명의 재개를 의미한다.
2.7 마가복음 16:6
"그가 이르되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ἐγείρω)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마가복음의 절정에서 천사는 예수님의 부활을 선언하며, 여기서 'ἐγείρω'는 예수님의 부활을 직접적으로 가리킨다. 이는 마가복음의 신학적 중심이자, 죽음을 이기고 새로운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의 능력을 상징하는 중요한 구절이다.
3. 마가가 'ἐγείρω'를 의도적으로 사용한 이유
3.1 치유와 부활의 상징적 연결
마가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에서 'ἐγείρω'를 사용함으로써, 육체적 회복이 궁극적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예시하는 사건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시몬의 장모, 중풍병자, 야이로의 딸을 일으키는 사건은 모두 예수님의 부활 사역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는 마가가 예수님의 치유와 부활을 연결하여, 그의 사역이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영적이고 신학적인 구속의 일환임을 나타낸다.
3.2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학적 연결
마가는 'ἐγείρω'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강력하게 연결하고 있다. 예수님은 세 번에 걸쳐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시며(마가복음 8:31, 9:31, 10:34), 이 부활이 그가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성취하는 방법임을 강조한다. 예수님의 죽음은 단순한 패배가 아니라 부활을 통한 새로운 생명으로 가는 과정이다.
4. ‘ἐγείρω’와 예수님의 식탁교제의 연관성
4.1 회복된 자의 식탁교제
마가복음에서 'ἐγείρω'는 종종 치유와 회복된 자들이 공동체 내에서 다시 교제하게 되는 것을 상징한다. 시몬의 장모가 치유된 후에 그들에게 수종드는 장면(마가복음 1:31)과 야이로의 딸이 살아난 후 음식을 먹는 장면(마가복음 5:41)은 모두 치유와 부활이 공동체적 식탁교제와 연결됨을 보여준다.
4.2 부활 후의 식탁교제
예수님의 부활 후 갈릴리에서 제자들과 다시 만난다는 예고(마가복음 14:28)는 부활 후의 식탁교제를 암시한다. 이는 단순한 육체적 만남이 아니라,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셔서 제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사명을 부여하는 중요한 신학적 장면이다.
5. 바울 서신서에서 'ἐγείρω'의 사용과 마가복음과의 연관성
5.1 바울 서신서에서 'ἐγείρω'의 사용
바울은 그의 서신서에서 ‘ἐγείρω’를 자주 사용하며, 이를 통해 부활의 신학적 중요성을 강조한다. 로마서 4:24에서는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키신(ἐγείρω) 하나님"을 언급하며, 부활이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또한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의 신학적 의미를 깊이 있게 다루며, 바울은 예수님의 부활이 모든 믿는 자들에게 새로운 생명과 구원의 보증이 된다고 설명한다.
5.2 마가복음과 바울 서신서의 신학적 연결
바울 서신에서의 ‘ἐγείρω’는 마가복음에서 나타난 예수님의 부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마가복음에서 부활은 단순한 기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 사역의 핵심으로서 제시되며, 이는 바울의 신학에서 중심적인 개념이다. 특히 바울은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모든 인류가 새로운 생명으로 일으켜질 것을 강조하며, 이는 마가가 예수님의 부활을 강조한 신학적 메시지와 일치한다.
6. 결론
마가복음에서 'ἐγείρω'는 예수님의 치유와 부활, 그리고 공동체적 회복을 상징하는 중요한 단어이다. 마가는 이를 통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신학적으로 연결하고, 그 부활이 단순한 기적이 아닌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완성을 의미함을 보여준다. 또한 부활 후의 식탁교제는 예수님이 제자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들에게 사명을 부여하는 중요한 상징으로 사용된다.
바울 서신서에서 'ἐγείρω'는 예수님의 부활을 통한 구속의 완성, 새로운 생명, 그리고 믿는 자들에게 주어진 구원의 보증을 강조한다. 이러한 바울의 신학은 마가복음의 부활 신학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두 저자 모두 예수님의 부활을 구원의 중심으로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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